INVERVIEWEE 김라임
EDITOR 유지원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전국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맛집이란 맛집은 다 찾아다녔거든요. SNS에서 핫하다는 집, 줄 서서 먹는다는 곳, 숨은 노포까지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예요. 그런데 그렇게 다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어요. 바로 음식 한 입 먹자마자 ‘어, 이건 진짜다’ 싶은 집은 금방 알아본다는 거죠. ​​​​​​​
남들이 맛있다고 해도 제 입엔 그냥 그런 경우도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아 내가 생각보다 맛에 예민하구나, 맛 잘 아는 편이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의령에 오면서 다짐했어요. 그냥 여행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는 게 아니라, 이 지역 맛집을 진짜 ‘파헤쳐’ 보자고요. 
지역 특색 살린 음식은 물론이고,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오래된 식당이나, 주민들만 아는 숨은 맛집까지! 진짜 제대로 한 번 찾아보려고요. 유명한 집도 좋지만, 조용히 자리 잡고 묵묵히 맛 하나로 승부 보는 그런 집을 발견하는 게 제일 짜릿하거든요. 
먹는 건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니라, 그 지역을 이해하고 느끼는 제일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의령이란 곳이 어떤 맛을 품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아가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요. 이왕 맛잘알로 인정받은 김에, 이번 기회에 의령 맛집 지도를 한 번 그려볼까 합니다.
장소를 고를 때 어떤 기준이나 감각을 따랐나요?
장소를 고를 때, 딱 하나의 기준만 가지고 고른 건 아니에요. 근데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감이에요, 말 그대로 느낌. SNS나 블로그에서 아무리 핫하다고 해도, 사진만 봐도 '이건 내 스타일 아니다' 싶은 데는 안 가게 되더라고요. 
반대로, 좀 촌스러워 보이거나 유명하지 않더라도 뭔가 딱 끌리는 분위기가 있는 곳은 꼭 가보게 돼요. 특히 간판이나 외관이 과하지 않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들이 더 믿음이 가요. 괜히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든지, 오래된 티가 나는 데는 맛 하나는 확실한 경우가 많거든요. ​​​​​​​
그리고 저는 사람들 반응보다 사장의 태도나 공간의 분위기를 더 중시하는 편이에요. 가게에 들어섰을 때 주인장의 눈빛이나 손놀림, 공간이 주는 전체적인 에너지? 그런 게 편안하고 진심이 느껴지면 거긴 무조건 좋은 경험이 되더라고요. ‘맛있다’는 기준이 단순히 음식 맛만이 아니라, 그 장소에서 느낀 전체적인 경험에서 오는 거니까요. 
또 하나는 메뉴판을 보는 습관이에요. 너무 많은 메뉴가 있으면 오히려 불안해요. 몇 가지 메뉴만 집중해서 하는 집, 특히 그중에서도 '이건 자부심 있다'는 느낌의 대표 메뉴가 있는 집이면 믿고 먹어요. 
그런 감각은 많이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아요. 결국 저한텐 장소를 고를 때, “여기가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은 곳인가?” 하는 감정적인 기준이 제일 커요. 그 감이 쌓이고 경험이 되니까, 요즘은 처음 보는 집이라도 느낌만 보고도 꽤 높은 확률로 맛집을 골라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의령 맛집 탐방도 그런 감각 믿고 다니는 중이에요.
이 코스는 어떤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이 코스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화려한 맛보다 ‘진심’ 있는 한 끼를 찾는 사람이에요. 자극적인 비주얼보다 정성스럽게 담긴 따뜻한 맛, 그런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의령의 소박한 식당들이 마음에 쏙 들 거예요. 먹고 나면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 잘 먹었다’ 싶은 곳들이거든요. 
또 하나, 면에 진심인 분들! 의령은 소바, 국수 등 기본이 탄탄한 면 요리 천국이에요. 국물 맛부터 면발 식감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져요. 그리고 조용한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추천해요. 북적이지 않고,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소소하게 맛보고 쉬기 좋은 곳이거든요. 자극적인 여행보다 깊은 여운을 남기고 싶은 분들께 딱이에요.
지도를 만들며 새롭게 알게 된 의령의 면모가 있었나요?
전국 곳곳 맛집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 웬만한 음식에는 눈도 안 돌아가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의령에 와서 느낀 건, 여긴 밥보다 면이 진짜 매력적인 동네라는 거였어요. 우선 전반적으로 밥의 양이 다른 지역보다 조금 적은 편이에요. ​​​​​​​
처음엔 ‘양이 왜 이렇지?’ 싶었는데, 먹다 보니 딱 깔끔하게 맛만 즐기기에 좋은 정도더라고요. 과한 양보다는 정갈함과 간결한 맛에 집중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반면, 면 요리는 정말 탄탄하게 잘하는 집이 많아요. 의령 소바는 말할 것도 없고, 국수 종류 전반적으로 다 평균 이상이에요. 육수는 깊고 깔끔하고,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서 술술 넘어가요. 
특히 시장 안이나 오래된 식당에서 파는 국수 한 그릇은, 그 지역의 정서까지 담겨 있는 느낌이라 더 맛있게 느껴져요. 결론은, 의령에서 밥보다는 면을 공략해야 진짜 맛의 중심을 꿰뚫을 수 있다는 거예요. 저처럼 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정말 놓칠 수 없는 지역이에요. 앞으로도 의령 면 맛집 제대로 파헤쳐볼 생각입니다.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의령군  홍의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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